지눌의 말씀기행 : [돈오점수 사상]    [수심결]

 

♣  수심결(修心訣)  ♣  - 지 눌



  삼계(三界)의 뜨거운 고뇌는 마치 불타는 집과 같은데

  어찌 그대로 머물러 길이 고통을 달게 받겠는가.  

  윤회를 면하려 하면 부처 되기를 구하는 것보다 더 한 것이 없다.  

  만약 부처 되기를 구한다면 부처는 곧 이 마음이므로
  
  마음을 어찌 멀리서 찾을 것인가.  이 몸 안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 육신은 빌린 것이어서 나기도 하고 죽기도 하지마는

  '참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끊어지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온 몸에 있는 모든 뼈가 무너지고 흩어져

  불로 돌아가고 바람으로 돌아가지만,

  한 물건은 언제나 신령하여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다.

  슬프다, 지금 사람들은 미혹하여 온 지 이미 오래이므로

  제 마음이 바로 참부처임을 알지 못하고,

  제 성(性)이 바로 참다운 법임을 알지 못하여,

  법을 구하려 하면서도 멀리 성인들에게서 찾으려 하고,

  부처를 구하려 하면서도 제 마음을 관(觀)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마음 밖에 부처가 있다 하고, 성 밖에 법이 있다 하여

  이 소견을 고집하면서 불도를 구하려 한다면,

  티끌처럼 많은 겁(劫)을 지내도록 몸을 태우고 팔을 태우며

  뼈를 깨뜨려 골수를 내고 피를 내어 경전을 쓰며,

  언제나 앉아 줍지 않으며,

  하루 묘시(卯時)에 밥을 한번만 먹으며,

  나아가서는 《대장경》전부를 다 읽고 갖가지 고행을 닦더라도

  그것은 모래를 삶아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아서,

  다만 스스로 헛수고만을 더할 뿐이다.  

  다만 제 마음만 알면 갠지스 강의 모래처럼

  많은 법문과 한량없는 묘한 이치가,

  구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얻어질 것이다.